
약 23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영국인 유튜버 해리 재거드(Harry Jaggard)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평양마라톤대회 참가 후기를 10일 공개중이다.
그는 영국의 아마추어마라톤협회 소속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자신의 팀을 담당하는 북한 가이드에게 "김정은(노동당 총비서)에게 딸이 있느냐"라고 말을 걸었다. 가이드는 곧바로 "그렇다"라고 답했다. 재거드 씨가 "그녀가 다음 리더가 될 것 같은가"라고 다시 묻자, 가이드는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잘 모르겠다(I'm not sure)"라는 답변을 했다.
북한에서는 이같은 민감한 촬영 영상물이나 영상 카메라에 대해선 외부 반출을 허용하지 않는 등 엄격한 규제를 해왔지만, 재거드의 영상은 그대로 송출됐다.
재거드 씨는 북한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새로 건설한 평양 외곽의 '신도시'도 관광 코스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새로 생긴 대동강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림흥거리를 산책하면서 그는 "거리에 음악이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지만 정작 아파트에는 사람이 사는 것 같지가 않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다"며 "카메라 밖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카메라를 꺼내면 대화가 얼어붙었다"라고 말해 북한의 경직된 방식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4가지 원칙을 제시해왔다. 이는 △가이드를 떠나지 않을 것 △가이드 허락 없이 촬영하지 않을 것 △김정은(최고존엄)을 무시하는 언사를 하지 않을 것 △종교적인 물건을 퍼뜨리지 않을 것 등이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노동교화형을 선고해왔다. 지난 2016년 21살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북한을 관광하던 중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되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약 17개월 동안 억류되었으며, 2017년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후 며칠 만에 사망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5년여 만에 서방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을 재개했지만 3주 만에 다시 중단된 상태다. 평양 국제마라톤대회를 계기로 한 관광은 '일시적 이벤트'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오는 6월 강원도 갈마해안광광지구 개장과 함께 다시 관광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